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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타축제
제목 한센인과 함께한 33년… "저도 노환, 제대로 못 돌봐줘 미안해요" 날짜 2014.03.14 23:56
글쓴이 운영자 조회 640

 

복사 http://blog.naver.com/chnam71/30182965107

 

'이태석봉사상' 선정된 유의배 신부

 

 

 

"제가 받아도 되는 상인지…. 존경하고 닮고 싶은 분이 주신 상이라 감사할 따름입니다."

경남 산청군 성심원에서 33년간 한센병 환자들을 돌봐온 유의배(69·사진) 신부가 감기에 걸려 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.

유 신부는 6일 제3회 이태석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.

이태석 봉사상은 아프리카 수단에서 봉사 활동을 하다 선종한 고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기리는 상이다.

유 신부는 1976년 고향인 스페인 게르니카를 떠나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.

유 신부의 고향도 독일 나치군의 공습을 받았기 때문에 전쟁 상흔으로 가득한 한국이 남의 나라 같지 않았단다.

그는 '루이스 마리아 우리베'라는 본명에서 음(音)을 따 유의배라는 한국 이름을 짓고 한국에 있는 한센인들과 함께 반평생을 보냈다.

유 신부는 움직이기 불편한 한센인들의 손발이 되어 수발을 들었다. 한센인이 숨을 거두면 직접 염(殮)을 하며 장례를 치러줬다.

파란 눈의 봉사자에게 낯을 가리던 한센인들도 유 신부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.

뭉툭한 손으로 유 신부의 손을 잡고 세상을 떠난 한센인들이 벌써 500명이 넘는다.

이태석봉사상 수상 소식을 들은 날 유 신부는 감기 몸살로 이틀째 누워만 있었다.

최근 노환을 자주 앓는다는 그는 "한센인들을 예전처럼 직접 돌봐주기가 힘들어 아픈 것조차 미안하다"며,

"그래도 아직 건강하니 힘닿는 데까지 이들을 돕고 싶다"고 말했다.

새해를 맞아 유 신부는 지난 1일 한센인들과 함께 모여 떡국을 끓여 먹었다. 새해 소망을 묻자

그는 "잘 살다 잘 죽으면 되지. 한센인들한테는 그게 제일 어려워요"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.

유 신부는 지난해 여름 스페인을 찾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. 그는 "스페인에 가니 반대로 한국이 그리워지더라"며

"죽을 때까지 한국에서 살 것"이라고 덧붙였다.

이태석봉사상을 만든 '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'는 "고 이태석 신부가 아프리카 수단에서 한센인을 살붙이처럼 대했듯이

유의배 신부도 33년이라는 긴 세월을 한센인들과 사랑을 나누고 있다"며

"거리낌 없이 볼을 비비고 장난기 가득한 웃음으로 농담을 던지고 있는 유 신부의 눈높이 소통에서

진정한 인류애를 발견할 수 있었다"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.

 

 
조선일보/유소연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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